[칼럼] 주식은 면제인데 연금은 낸다?… 건강보험료 ‘이중 부과’의 덫 - 보험저널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누구나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에 대한 걱정이 커지기 마련이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급여에서 제세공과금이 자동으로 공제되었고, 건강보험료 역시 회사가 절반을 부담해 주어 체감이 덜했다. 더욱이 직장 가입자는 재산에 대한 건강보험료가 면제되는 등 여러 혜택의 테두리 안에 있었다.
하지만 퇴직 후에는 상황이 급변한다. 소득은 사라지거나 줄어드는데, 부동산 등 재산과 금융 소득에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면서 부담이 폭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든든한 노후를 위해 준비해 둔 연금을 수령할 때도 마찬가지다. 연금액이 소득으로 잡히면서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은 오히려 늘어난다. 무엇보다 짚고 넘어가야 할 심각한 문제는 연금 수령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이중 부과’ 논란이다.
이중 부과의 모순을 이해하려면 먼저 세금 부과 로직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급여를 받을 때는 근로소득세를 납부한다. 하지만 이 소득으로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연금저축, IRP)을 납입하면 연말정산을 통해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즉, 납입하는 동안에는 세금을 환급받아 과세를 미루고, 훗날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를 내는 방식이다. ‘지금 내면 나중에 안 내고, 지금 안 내면 나중에 내는’ 합리적인 과세 이연 구조이기에 이중 과세라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건강보험료의 셈법은 전혀 다르다. 월급을 받을 때 부과되는 건강보험료를 전액 납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금 납입액에 대해 건강보험료를 공제해 주거나 환급해 주는 제도는 전무하다. 결국 이미 건강보험료 납부가 완료된 돈으로 연금을 불입한 것인데, 훗날 연금을 수령할 때 이 금액에 대해 다시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원금과 투자 수익을 분리하여 수익금에만 부과하는 것도 아니다. 현행 규정상 수령액 전체를 기준으로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다른 자산 증식 수단과 비교해 보면 명백한 불공평이자 역차별이다. 만약 건강보험료를 낸 소득으로 예적금을 들었다면, 만기에 원금을 찾을 때 건강보험료를 떼지 않는다. 발생한 이자에 대해서만 부과하며, 그 이자 소득마저도 연간 1,000만 원 이하는 면제해 주고 있다. 주식 투자 역시 원금이나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건강보험료를 매기지 않는다. 유독 국민의 노후 안전판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가입자에게만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밀어 이중으로 부과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당장의 현실을 보면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 수령액은 50%에 대해서만 건강보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연금저축이나 IRP 같은 개인연금은 정책적 유예로 현재 부과를 면제하고 있다. 하지만 결코 안심할 일이 아니다. 관련 법률상으로는 사적 연금 역시 엄연한 부과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이 점차 고갈되어 가는 상황에서 조만간 수령액 전체, 그리고 개인연금까지 전면 부과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직장 가입자 시절 절반의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 온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들의 박탈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땅히 누리는 혜택에 대해 정당한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하지만 제도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불공평함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문제가 있음에도 건강보험 재정을 이유로 쉬쉬하며 덮어둘 사안이 아니다.
건강보험 당국은 연금 가입자들이 제기하는 이중 부과 문제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다듬어야 한다. 개인의 자발적인 연금 준비를 독려하고 든든한 노후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합리적인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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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ins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