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전 밤새고 커피 3잔”... '가짜 부정맥' 매뉴얼로 10억대 빼돌린 30대 보험설계사 징역 3년 - 보험저널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의 진단 특성을 악용해 고객들에게 허위 진단 요령을 가르치고 10억 원대의 보험금을 타내게 한 30대 보험설계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단독(김민지 부장판사)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보험설계사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국내 한 보험사 소속 설계사인 A씨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고객들에게 허위로 부정맥 진단을 받아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법을 기획하고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부정맥은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외부 요인에 의해 심박수가 일시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A씨의 범행은 치밀했다. 그는 이른바 ‘부정맥 진단 매뉴얼’을 직접 작성해 고객들과 공유했다. 해당 매뉴얼에는 병원 방문 시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증상이 간간이 있다”고 의사에게 허위 진술하는 요령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특히 심전도 및 초음파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유도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했다. 검사 전날 에스프레소 3잔이나 카페인이 든 에너지 음료를 마시고 밤을 새울 것, 병원 가기 전 줄담배를 피우고 숨을 참을 것, 줄넘기나 스쿼트·계단 오르기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심박수를 불규칙하게 만들 것 등을 고객들에게 지시했다.
◇ 특정 병원 알선부터 사후 대처법까지 '밀착 관리'
A씨의 범행은 단순한 조언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부정맥 진단이 비교적 쉽게 나오는 ‘특정 병원’을 고객들에게 소개하며 진료를 알선했다.
또한, 가짜 환자들이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한 이후 보험사의 ‘보험사기 의심 리스트’에 오르지 않도록 대응하는 요령까지 교육하는 등 보험금 청구 전 과정을 밀착 관리했다.
이러한 A씨의 은밀한 제안에 넘어간 30명이 넘는 보험계약자들은 여러 개의 보험상품에 중복 가입한 뒤 가짜 부정맥 진단을 받았고, 이들이 챙긴 보험금은 10억 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수령한 보험금의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범행을 기획한 A씨뿐만 아니라, 이에 동조해 보험금을 타낸 고객들에게도 무거운 책임을 물었다. 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의뢰인 B씨에게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6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각각 선고했다.
김민지 부장판사는 “피고인 A씨는 보험설계사로서의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범행을 주도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보험사기 범행은 합리적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본래 목적을 해치고, 다수의 선량한 보험 가입자에게 그 피해를 전가해 보험의 사회적 기능을 훼손하는 등 폐해가 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출처: https://www.ins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