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보험손익 ‘업계 2위’ 우뚝…장기보험 개선에 시장 재평가

현대해상이 보험 본업 개선을 바탕으로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다. 장기보험 중심의 보험손익이 크게 늘며 당기순이익 증가를 끌어냈고,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하루 만에 15% 가까이 급등했다. 이미지=챗 GPT

현대해상이 보험 본업 경쟁력 회복을 바탕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1분기 손해보험업계 실적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대형 사고 여파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현대해상은 장기보험 중심의 보험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며 당기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하루 만에 15% 가까이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손해보험업계 전반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라는 공통된 압박에 시달렸다. 여기에 대형 사고까지 겹치면서 업체별 실적 편차가 한층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부문 성과는 업계 내 차별화 요인으로 부각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일회성 요인이 아닌 보험 본업의 구조적 개선이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기보험 손익 확대가 외형적 순이익 증가로 이어진 구조는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364억원으로 전년 동기(2039억원) 대비 15.9%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3986억원으로 전년 동기(2807억원) 대비 42.0% 늘었다. 반면 투자손익은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1162억원) 대비 81.3% 감소했다.

보험손익 기준으로는 메리츠화재(3346억원), DB손해보험(2436억원)을 앞섰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투자손익 부진을 보험 본업으로 상쇄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실적 발표 이후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현대해상 주가는 전날 장중 15% 가까이 급등하며 4만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초 2만8000원대까지 밀렸던 주가는 실적 개선과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상승 등이 반영되며 반등했다.

◆ 장기보험손익 132% 급증…RA 환입 900억·예실차 개선 효과

실적 개선의 핵심은 장기보험 부문이다. 현대해상의 1분기 장기보험 보험손익은 2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5% 증가했다. CSM 상각 수익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이)와 기타손익이 크게 개선됐다.

예실차는 -753억원으로 전년 동기(-1033억원) 대비 280억원 개선됐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손해율 가정을 보수적으로 조정했지만 실제 지급보험금 증가 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실손보험 요구자본 산출 기준 변경에 따른 회계 효과도 반영됐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분기부터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요구자본 산출 시 미래 보험료 조정률 적용 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개편했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은 실손보험 관련 위험조정(RA) 부채가 감소하면서 약 900억원 규모의 손실부담계약 비용 환입 효과를 반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채 산출 시 사용되는 실손보험 보험료 조정률 최대한도가 상향됐는데, 회사별 상황에 따라 영향도 다르지만, 현대해상의 경우 일회성 비용 환입 영향도가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회계 효과와 함께 효율 지표 개선 흐름도 보였다. 실제 1·2차년도 UY 손해율은 모두 개선됐고 유지율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판매한 계약군의 초기 손해율이 낮아졌다는 의미로, 향후 장기보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현대해상은 지난해부터 외형 확대 경쟁보다 수익성 중심의 영업 전략에 집중해왔다. CSM 배수가 높은 상품 중심으로 판매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인수심사를 강화한 결과 최근 UY 손해율과 유지율 등 효율 지표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 킥스 비율 207%로 첫 200% 돌파…“듀레이션 갭 중립 수준”

투자 부문은 시장 변동성 영향을 크게 받았다. 구조화채권 관련 평가손실 약 500억원, 대체투자 평가손실 약 400억원이 반영되면서 투자손익이 급감했다. 특히 3월 미국·이란 전쟁 이후 금리 스프레드 변동성이 확대되며 구조화채권 내 금리차 구조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다만 현대해상 측은 구조화채권 손실의 절반 이상이 이미 회복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체투자 역시 자산 손상이 아닌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변동성이 완화되면 2분기 이후 투자손익 회복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본건전성 지표 개선도 시장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현대해상의 1분기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207.2%로 전분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하며 처음으로 200%를 넘어섰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해상은 과거 듀레이션 언매칭이 컸던 보험사였지만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부채 할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며 듀레이션 갭이 사실상 중립 수준에 도달했다”며 “기타포괄손익(AOCI) 개선과 호실적으로 자본이 약 4000억원 증가하면서 킥스 비율이 처음으로 200%를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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