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원 약관대출이 25년 뒤 1,460만 원으로… ‘복리 폭탄’ 방치한 KB라이프 - 보험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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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2001년) 받았던 약 210만 원 남짓의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이 어느 날 1,462만여 원의 거대한 빚더미가 되어 돌아왔다. 최근 한 가입자가 KB라이프생명으로부터 받은 대출금 변동 안내장에 따르면, 기존 대출 원금 1,354만여 원에 1년간 발생한 미납 이자 약 108만 원이 합산되어 총 대출 원금은 1,462만 4,813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황당한 사례는 장기 미상환 약관대출의 위험성과 더불어, 이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보험사의 소극적인 안내 시스템, 그리고 계약자의 관리 소홀이 맞물려 빚어낸 전형적인 금융 스크래치다.

원금 6.8배 불린 ‘연복리 꼼수’와 형식적인 얌체 통보

이번 사태의 핵심은 미납 이자가 원금에 합산되어 다시 이자가 붙는 ‘연복리’ 구조에 있다. 약관대출은 이자를 미납할 경우 해당 이자가 매년 원금에 가산된다. 8%의 이율이 적용될 경우, 미납 이자가 원금에 포함되어 굴러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채무액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복리의 역습'이 발생한다. 약 210만 원이었던 원금이 25년 만에 6.8배가 넘는 1,462만여 원으로 불어난 것이 그 방증이다. 대출 원리금이 해약환급금을 초과하지 않는 한 KB라이프생명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전혀 없는 장사다. 오히려 고금리의 이자가 복리로 굴러가며 연 108만 원이 넘는 막대한 자산운용 수익을 안겨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 때문에,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채무 상환을 독려할 동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절차적으로 KB라이프생명은 통지 의무를 다했다고 항변할 수 있다. 이메일을 발송했고, 등록된 주소지로 우편물을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면피성 행정’이자 상도의에 어긋나는 얌체 짓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메일은 스팸함에 묻히기 일쑤고, 수십 년 전 등록된 구주소로 발송되는 우편물은 도달률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KB라이프는 형식적인 기계적 통보에만 의존했다. 장기 미상환자나 주소 불명자에 대해 휴대전화 알림톡이나 유선 연락 등 추가적인 채널을 통한 적극적인 안내가 부재했다는 점은 금융회사가 소비자 보호라는 윤리적 책임을 방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개인정보 방치한 가입자 과실… 능동적 관리와 제도 보완 필요

물론 이 사태의 원인을 온전히 KB라이프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채무자 본인의 부주의와 무관심 역시 큰 지분을 차지한다. 안내장에 명시된 '주소 및 전화번호가 정확하지 않으면 중요한 정보를 받을 수 없다'는 경고 문구처럼, 금융거래의 기본은 정확한 개인정보 유지다. 이사 등으로 거주지가 변경되었음에도 25년 가까이 KB라이프생명에 주소 변경을 통보하지 않은 것은 계약자의 명백한 과실이다. 또한, 대출을 일으키고도 장기간 상환 일정이나 이자 발생 내역을 점검하지 않은 것은 금융소비자 스스로 권리와 자산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수많은 통보가 누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때 확인하지 못한 점 역시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보험계약대출은 ‘내 돈(해약환급금)을 내가 빌려 쓰는’ 비교적 안전하고 쉬운 대출로 인식되지만,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해약환급금 전액이 소진되어 결국 보험 계약마저 강제 해지되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장기 미상환 약관대출에 대해 이자 원금 가산 시 금융소비자에게 도달률이 높은 매체로 명시적 경고 통지를 의무화하는 등 절차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동시에 금융소비자 역시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주기적으로 자신의 부채와 개인정보를 업데이트하는 능동적인 자산 관리가 요구된다.


출처: https://www.ins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36